[스트레이트] 습격당한 민주주의, 혐오와 증오의 정치

작성자:여가 출처:지식 찾아보기: 【】 发布时间:2024-03-29 18:56:01 评论数:

[스트레이트] 습격당한 민주주의, 혐오와 증오의 정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VCR ▶
[스트레이트] 습격당한 민주주의, 혐오와 증오의 정치
새해 첫 현장 일정으로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스트레이트] 습격당한 민주주의, 혐오와 증오의 정치
지지자인 척 다가온 남성이 흉기를 휘두릅니다.
[스트레이트] 습격당한 민주주의, 혐오와 증오의 정치
목을 찔린 이 대표가 쓰러졌습니다.
혈관이 찢어져 수술을 받았습니다.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은 67살 김 모 씨.
수사 결과 계획범죄로 드러났습니다.
작년 4월 흉기를 인터넷으로 산 뒤 이 대표 공식 일정을 다섯 차례 따라다녔습니다.
범행 하루 전 예행 연습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경찰은 김 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그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습니다.
[공정식/경기대학원 범죄심리학과 교수]
"체포된 이후에도 당당한 이유는 뭐냐면 마치 자기가 어떤 악을 제거하기 위한 투사다 또는 정의 실현을 위한 행위라고 자신을 규정짓기 때문에 자신이 체포가 돼도 거기에 대한 부끄러움이나 죄의식이나 이런 걸 못 느끼는 거고 특정한 어떤 정치 집단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 자신이 일종의 그런 행위를 한 것은 순교자로서 어떤 행동이라고 착각하는 거죠."
한 달도 안 돼 정치인 테러가 또 벌어졌습니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의 한 상가 건물 안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괴한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모자를 쓴 남성이 배 의원이 맞느냐고 물어본 뒤 둔기로 머리를 십여 차례 내리쳤습니다.
[배현진/국민의힘 의원 (2월 2일)]
"굉장한 공포를 느꼈습니다. 진짜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필사적으로 어떻게든 이 상황을 모면하려고 소리도 질러보고 했는데요."
가해자는 14살 중학생이었습니다.
연예인 사인을 받으러 기다리다 배 의원을 보고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계획범죄나 모방범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범행 동기를 수사 중입니다.
잇단 정치인 테러.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채진원/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한마디로 말해서 정치권이 뿌려놓은 양극화된 정쟁 정치, 혐오 정치, 증오 정치가 낳은 사회적 비극 사건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조진만/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결국은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난 거고 민주주의라는 게 총칼 대신 선거를 통해서 권력을 쥐고 하는 건데 적을 상대방을 죽이는 정치 게임을 하는 상황이 된 거거든요."
◀ 이휘준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혐오와 증오의 정치, 우리 정치가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그 뿌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임상재 기자 나와있습니다.
임 기자, 최근 이재명 대표와 배현진 의원이 잇따라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일이 연달아 일어난 게 우연이라고 볼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 임상재 ▶
전문가들은 정치인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합니다.
소통하지 않고 상대에게 혐오와 증오를 퍼붓는 한국 정치가 이 사건들의 토양이 됐다는 겁니다.
◀ 이휘준 ▶
이 정도면 민주주의에 빨간불이 켜진 것 같은데, 정치인들도 스스로 책임을 느끼고 있을까요?
◀ 임상재 ▶
여야 모두 말로는 '우리부터 반성하자', '이제는 혐오와 증오의 정치를 끝내자'고 했습니다.
정말 달라졌을까요?
◀ VCR ▶
윤석열 대통령은 잇단 정치 테러의 원인이 한국 정치에 있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KBS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2월 7일)]
"긍정의 정치보다는 이런 증오의 정치, 공격의 정치가 훨씬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렇게 돼 오지 않았는가."
여야도 한목소리로 증오의 정치를 끝내자고 했습니다.
[윤재옥/국민의힘 원내대표 (1월 3일)]
"독버섯처럼 자라난 증오 정치가 국민들께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정하고 머리를 맞대어 정치 문화를 혁신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1월 10일)]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제대로 된 정치로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약속은 지켜졌을까요?
민주당은 '당대표 정치테러대책위'를 만들었습니다.
경찰 수사가 축소됐다, 은폐됐다고 연일 몰아붙였습니다.
[김성주/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정무위, 1월 29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테러 사건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축소하려고 하고 대통령 부인의 명품백 수수 같은 중대한 부패 행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조차도 안 들어가고."
사건 직후 물청소를 했다며 증거 인멸 혐의로 경찰 간부들도 고발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음모론 생산 공장'이다" (윤재옥 원내대표), "히틀러가 그랬다" (구자룡 비상대책위원)고 맞받았습니다.
사건 당일 헬기로 이 대표를 서울대병원으로 옮긴 건 특혜라고 정치 쟁점화했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2월 13일)]
"응급 헬기 특혜가 본인이 결정한 게 맞는지, 굳이 왜 헬기 타고 가겠다고 한 것인지 제가 묻고 싶습니다. 제가 이런 질문 물을 때마다 한 번도 답을 못 들었거든요. 답을 안 하는 것도 답입니다."
수사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경찰은 배후 세력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피의자의 과거 당적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범행 동기를 스스로 적었다는 문건 내용도 일부만 공개했습니다.
신상 공개도 하지 않았습니다.
2006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2015년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테러범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것과 딴판이었습니다.
[우철문/부산경찰청장 (국회 행안위, 1월 25일)]
"신상 공개를 했던 사건들에 비해서 어떤 수단의 잔인성이나 범죄의 중대성이 다소 미흡하지 않냐, 이런 내부적으로 위원들 간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제가 얘기를 들었습니다."
경찰이 핵심 수사 내용을 감추는 사이, 음모론이 퍼져 나갔습니다.
구독자 86만 명이 넘는 한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이 대표 피습 사건을 두고 가짜 칼, 가짜 피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유튜브 '이봉규TV' 운영자]
"가짜 칼로 찌르고 피를 어떻게 묻혀서 할 수도 있는 거니까."
자작극을 뜻하는 자작나무 사건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유튜브 '이봉규TV' 출연자]
"이재명 지지율이 지금 떨어지고 있어요. 한동훈 비대위원장 지금 대통령 후보로도 어떻게 치고 올라왔어요. 굉장히 압박인 거예요. 여기는 워낙에 자작나무(자작극) 사건이 많아서."
음모론은 반대 진영에서도 나왔습니다.
누군가 사주했다, 극우 사조직 개입이 의심스럽다고 했습니다.
[유튜브 '서울의소리' 출연자 (1월 3일)]
"개인의 일탈 행동이라기보다는 커다란 어떤 음모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는 그런 생각이 들고."
배현진 의원이 피습당한 뒤에 벌어진 일도 비슷합니다.
[유튜브 '성창경TV' 운영자 (1월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지지하는 그 모임에, 집회에 갔다는 게 이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단서가 아닐까."
유튜브에서는 어린애가 집회에서 세뇌당해 테러를 저질렀다는 음모론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피해자를 공격하는 2차 가해도 벌어졌습니다.
배 의원을 조롱하거나 모욕합니다.
정치인을 노린 테러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2006년 벌어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피습 사건.
하지만 지금과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조진만/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때만 하더라도 피해자 중심 부분이 있었고 어떤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면 사회적 공감대라는 게 형성돼 있었습니다. 그 시기와 다른 굉장히 정치 혐오가 일상화되고 심각화되면서 나타나는 부분들이 보였던 거죠."
7년 사이 민주당 지지자의 국민의힘에 대한 비호감도는 5%포인트 늘어난 74%, 국민의힘 지지자의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도 비슷하게 늘어나 62%에 달했습니다.
함께 사는 것마저 불편합니다.
지지 정당이 다르면 친구나 직장 동료, 이웃으로 가깝게 지내는 것도 꺼립니다.
'정서적 양극화'입니다.
[조진만/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책적인 문제를 떠나서 정서적인 양극화가 굉장히 심각하다라는 겁니다. 우리가 이성적으로는 타협, 조정이라든지 상대방에 대한 입장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관용할 여지가 생기지만 감성적으로 상대방을 악마화하거나 아니면 상대방을 싫어하게 되면 그러면 어떤 접점을 찾기가 굉장히 어려워지는 부분이 있거든요."
◀ 이휘준 ▶
정치인을 상대로 한 공격도 문제지만 그걸 두고 또 근거 없는 음모론과 혐오가 쏟아지는 것도 정말 걱정입니다.
◀ 임상재 ▶
음모론은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을 때, 그리고 공론장에서 비판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생깁니다.
◀ 이휘준 ▶
특히 유튜브가 이런 혐오나 음모론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 임상재 ▶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앱이 유튜브고 그 유튜브로 뉴스를 보는 비율이 50%가 넘을 정도로 영향력이 큽니다.
유튜브가 특히 팬덤 정치와 결합하면서 정치가 더 망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VCR ▶
지난달 16일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그의 지역구에서 열렸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대표가 출마하는 곳에서 우리가 승리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그 1석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행사장 밖에도, 사람들이 많습니다.
경찰을 사이에 두고 여야 극성 지지자들이 서로를 공격합니다.
"지하철 공짜로 타고 와 가지고 뭘 이렇게 지지해. <계속 짖어. 왈왈. 계속 짖어. 왈왈.>"
"이재명을 구속하라. 이재명 구속하자."
"김건희를 구속하라."
정치인들이 가는 현장마다 꼭 따라다니는 사람들.
적극적인 지지자 집단, 팬덤입니다.
팬덤은 유튜브를 타고 자기들만의 세상을 구축합니다.
유튜브 아이디 2개를 만들어 실험해봤습니다.
각각 진보와 보수 성향 채널 5개씩을 구독하고 매일 2시간씩 봤습니다.
엿새 뒤 어떻게 됐을까요?
진보 아이디에는 진보 성향 영상을 199개 추천했는데, 보수 영상 추천은 9개였습니다.
보수 아이디도 보수 쪽 영상만 주로 추천했습니다.
이러니 나와 다른 생각은 접하기 힘들어집니다.
실제로 봤더니 의식적으로 진보, 보수 양쪽 모두 시청하는 사람은 5% 정도에 그쳤습니다.
100명 중 95명은 알고리즘에 따라 보던 것만 본다는 뜻입니다.
팬덤이 자기들만의 세상에 갇히면, 소통은 사라집니다.
[장우영/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 방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그 한 주제를 계속 이야기를 해요. 그럼 서로 동화되어 가겠죠. 그리고 어떤 믿음이 생기겠습니까? 그래, 이게 진리야. 이게 진실이야. 이 생각하고 다른 생각은요? 그건 허위야. 그건 잘못된 생각이야. 이게 점점 심해지니까 상대 존재 자체가 용납이 안 되는 겁니다. 흔히 지금 이제 하는 용어로 상대를 악마화한다고 그러잖아요."
극단적 팬덤에 갇힌 세상에서는, 정치 성향이 다를 경우 혐오의 대상이 됩니다.
"굶을 리가 있나요? 뭐라도 ○먹죠."
"아이고 자기가 무슨 연예인인 줄 알아 연예인인 줄."
극단적 혐오를 쏟아낼수록, 팬덤은 열광합니다.
그때마다 유튜버들은 슈퍼챗이라는 후원금으로 돈을 법니다.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이후 구독자 44만여 명의 이큐채널은 일주일 동안 800만 원 가까운 수익을 올렸습니다.
[유튜브 '이큐채널' 운영자 (1월 4일)]
"한동훈 보세요. 안 죽으려고 240명 데리고 다니지 않습니까."
강용석 변호사가 운영하는 인싸it는 430만 원을 벌었습니다.
[유튜브 '인싸it' 운영자 (1월 3일)]
"김문수가 헬기 탔네 안탔네 뭐 그런 거 가지고는 엄청 욕먹고 그러면서 이재명 헬기 탄 거 당연히 욕먹어야지 저거. ○○님 감사합니다."
[김윤태/고려대 공공사회학부 교수]
"슈퍼챗이나 여러 가지 광고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사실은 어떤 강력한 감정적인 일체화를 통해서 하나의 어찌 보면 컬트나 사실 사이비 종교단체 같은 식으로라도 그걸 음모론을 퍼트리고 상대방을 혐오하거나 저주하는 발언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모을 수 있다면 자기들의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도움이 된다, 그런 계산들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팬덤 정치의 폐해는 미국에서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2021년 미국 역사상 초유의 의사당 난입 유혈 사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자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사실상 의회 습격을 선동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당시 미국 대통령 (2021년 1월 6일)]
"우리는 의사당으로 갈 것입니다. 여러분은 힘을 보여줘야 하고 강해야 합니다."
극렬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했고, 6명이 사망했습니다.
정치 지도자의 언행이 민주주의를 파탄 직전으로 몰고 간 대형 사건이었습니다.
[채진원/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어떤 특정 지도자를 우상으로 섬기거나 맹신을 하게 되면 약간 편향성이 생길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면 그걸 팬덤을 지지하는 조직 공동체 내에서 약간 이상한 현상이 벌어집니다. 선악의 이분법이 작동되고 나와 생각이 다른 것은 마녀가 되고 악마가 되면서 마녀사냥을 해도 괜찮은 것으로 이렇게 하면서 상대를 혐오하게 되고 증오하게 되면서 결국에는 극한 테러까지 이렇게 연결되는 거라고 봅니다."
한국은 그런 우려가 없을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즐겨 본다는 한 유튜브 채널.
이재명 대표 피습이 자작극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그 채널입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 사람을 취임식에도 초청했고,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출연까지 했습니다.
[유튜브 '이봉규TV' 운영자 (2월 7일)]
"일단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그다음에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걸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하는 게 나라를 지키는 길이에요."
대통령실은 극단적 유튜버들에게 명절마다 선물도 보냅니다.
[김세의]
"설 명절에도 이렇게 저희한테 선물을 보내주신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그리고 국민의힘 관계자 여러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재명 대표에게도 팬덤이 있습니다.
같은 당 안에서조차,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공격하고, 처단하겠다는 현수막까지 내걸 정도입니다.
이재명 대표가 사실상 방조했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이 대표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2023년 11월 28일)]
"<이낙연 전 대표님이 오늘 대표님 겨냥해서 민주당 작심 비판했는데 관련해서 입장 있으실까요?> …"
팬덤의 힘이 막강해지면서, 이제 역으로 팬덤이 정치를 쥐고 흔들기도 합니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 예비후보들은 유튜브 채널들에 앞다퉈 출연하고 있습니다.
팬덤이 권력이 되면, 의회 민주주의의 공적 제도는 사실상 무력화됩니다.
[장우영/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금 유튜브 채널들 이렇게 보면 다 해요. 일종의 유사 정당이 됐어요. '박시영TV' 보면 그 안에 정치 신입 면접을 합니다. 그러면 친명계 후보들만 불러. 한 40~50명 지금 불려 갔어요. 그럼 하고 맨 뒤에 어떻게 하느냐. 이재명 대표 어떻게 생각하냐, 그 충성 서약하고 끝내는 겁니다. 이게 정치의 공공성이 해체돼 버리는 거예요."
◀ 이휘준 ▶
팬덤이라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닐 텐데, 극단적 팬덤이 정치와 결합하니까 문제가 커지는 것 같아요.
◀ 임상재 ▶
그렇습니다.
정치가 대다수 유권자들의 상식이나 여론보다는 극성 지지자들의 입김에만 휘둘린다면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겠죠.
◀ 이휘준 ▶
정치 지도자라면 자기 지지층에게도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 임상재 ▶
그게 우리가 바라는 모습이겠죠.
하지만 현실은 다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정치 지도자들이 나서서 시민들을 갈라치게 하고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 VCR ▶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참사 현장부터 대통령실까지 1.5km를 엎드려 나아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태원참사특별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라고 호소했습니다.
[김호경/고 김의현 어머니]
"우리 아들이 왜 돌아오지 못했는지, 아침에 '엄마 다녀올게' 하고 나갔거든요. 그런 아이가 돌아오지 못했는데 그 이유를 알고 싶은 거예요. 왜 돌아오지 못했는지 그날 저녁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걸 알려달라는 거죠."
이튿날 윤 대통령은 특별법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9번째 거부권 행사입니다.
정부는 진상 규명이 이미 이뤄졌고, 조사위원회 권한이 너무 크고, 예산 낭비도 걱정된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대신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과 보상을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유가족과 사전 협의는 없었습니다.
유가족들은 일방적 지원책 발표로 또다시 댓글부대 먹잇감으로 내던져졌다고 했습니다.
[이정민/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1월 30일)]
"유가족들이 오직 바라는 것은 진상 규명이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유가족들의 요구를 가장 모욕적인 방법으로 묵살했다."
참사 발생 이후 우리 사회는 희생자와 유족들에 대한 혐오와 막말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정치인들이 시작했습니다.
"생떼작전", "자식팔아 한 몫 챙기자는 수작" 같은 막말을 쏟아낸 창원시 의원.
[김미나/국민의힘 창원시의원]
"<본인 소신으로 올린 건지?> 본인 소신이지 누구 소신이겠습니까?"
전직 대통령실 비서관은 부모가 놀러 가는 거 못 말려놓고 정부에 모든 책임을 떠넘긴다고 했고, 여당 지도부는 유가족을 돕는 시민단체를 공격했습니다.
[김상훈/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 (2022년 12월 19일)]
"세월호 사태에서 우린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국가적 참사가 발생했을 때 이를 숙주로 삼아 기생하는 '참사 영업상'이 활개 치는 비극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이들은 참사가 생업입니다."
정부는 책임을 회피했고…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2022년 10월 30일)]
"경찰이나 소방 인력이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총리는 농담거리로 삼았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이태원 사고 외신 브리핑, 2022년 11월 1일)]
"뉴욕양키스와 보스턴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가 있다면 굉장히 많은 경찰 인력을 투입해야겠죠. 아닌가요?"
정치인들의 이런 발언들이 이어질 때마다, 유튜브 세상에서는 더 극단적 발언들이 쏟아졌습니다.
[유튜브 '짝지TV' 운영자 (2023년 7월 25일)]
"야, 난리 났다. 난리 났다. 울지마 그러니까. 아 재밌어. 아 대박."
[페이스북 '김상진TV' 운영자 (2022년 12월 14일)]
"선택적 ○○ 팔이죠, 맞아 맞아. 아, 표현 좋아요. 아주 표현 좋아요."
낙수 공격.
미국의 철학자 케이트 만이 트럼프의 여성 혐오를 분석해 만든 개념입니다.
권력자가 여성이나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를 공격하면 일반인들도 눈치 보지 않고 따라하는 현상입니다.
[조인영/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저는 이 이태원 참사에서 정부가 이 혐오 표현을 시작했다고 보고 있는데요.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그럼으로써 이제 2차 가해를 조장했다'라고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정부가 처음에 참사가 딱 시작되자마자 행안부 장관이나 용산구청장이 나서서 '정부에 책임이 없다, 이건 막을 수 있는 참사가 아니었다'라고 하면서 이 책임이 정부가 아니라 개인에게 있다는 식으로 얘기가 됐거든요. 근데 그럼으로써 '이렇게 개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얘기를 해도 되는구나, 온오프라인 상으로 얘기를 해도 괜찮구나'라는 사회적 사인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낙수 공격은 사회의 약자들을 향합니다.
지난 2022년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장애인들의 이동권 시위를 비난했습니다.
"수백만 승객이 특정단체의 인질", "결국 불편을 주고자 하는 대상은 서민 주거지역"이라며 장애인과 시민들을 갈라치기 했습니다.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2022년 3월 28일)]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같은 당 김예지 의원은 무릎 꿇고 대신 사과했습니다.
장애인들은 이 대표 발언이 있고 나서 시민들 시선이 달라지고, 혐오 댓글이 급증했다고 했습니다.
[이성민/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
"지하철을 타보고 하면 일단은 좋은 시선으로 보는 것 같지는 않아요. <혹시 안 좋은 말을 직접 하는 경우도 있어요?> 저 한번 들었어요. 아니 왜 꽉 찼는데 왜 타려고 ○○하냐고요. 그냥 참고 넘어가는 건데 그럴 때마다 진짜 엄청 가슴이 아파요."
장애인들의 이동권 요구 시위는 500일 넘게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강제로 진압합니다.
경찰과 지하철 보안직원 1백여 명이 겹겹이 둘러싸고, 강제로 끌어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가세한 뒤 진압이 달라졌습니다.
[오세훈/서울시장 (서울시의회 본회의, 2022년 3월 25일)]
"시민 여러분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실 때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이 없도록 장애인분들도 조금은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형숙/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오세훈 시장이 신년 대담인가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면서 전장연이 지하철 시위를 못하게 하겠다는 그런 언론 인터뷰가 방송 나간 뒤로부터 서울교통공사나 담당 경찰에서는 경찰서에서는 아주 심하게 극심할 정도로."
참사 피해자,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외국인.
일부 정치인들은 왜 이들을 표적으로 삼는 걸까요?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은 힘의 크기, 권력의 크기에서만의 소수가 아니라 숫자가 소수인 경우도 많아요. 장애인이 아무래도 비장애인보다 훨씬 적죠. 외국인을 혐오한다고 했을 때 내국인보다 훨씬 적죠. 그러니까 적은 쪽은 버리고 많은 쪽을 취하려는 정치적 꼼수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정치가 진짜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들은 감춰지고, 편견과 혐오가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김윤태/고려대 공공사회학부 교수]
"20대 청년들이 실업이 발생하면 실업의 원인이 뭔지 실업의 해결책이 뭔지 이걸 민주당이나 정의당이 말하지 않기 때문에 이준석은 '여자 때문에 안 되고 있다' 또는 '정부가 장애인이나 복지를 많이 쓰고 청년들은 도와주지 않고 있다' 이런 식의 선동이 통하는 거죠. 이것은 어떻게 보면 소위 정말 사회 문제의 원인이 뭔지 그걸 정확하게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정치권의 노력이 실패했거나 또는 그런데 관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 이휘준 ▶
정치인들이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이유가 저거였군요.
◀ 임상재 ▶
맞습니다.
진짜 문제가 뭔지 찾아내 해법을 찾는 대신 약자를 공격하고 갈라치기에 표를 얻는 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 같습니다.
◀ 이휘준 ▶
그런데 민주주의라는 게 원래 시간이 걸리고 어렵더라도 소통하고 타협하자는 취지로 만든 제도잖아요.
◀ 임상재 ▶
여야는 물론이고 대통령부터 소통하려 하지 않습니다.
먼저 최근 벌어진 이른바 입틀막 사건부터 보시겠습니다.
◀ VCR ▶
지난 금요일 열린 카이스트 학위수여식.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과학기술 강국을 만들겠다며 축사를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마음껏 도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저와 정부가 힘껏 지원하겠습니다."
박수가 나오던 순간, 방청석 한 곳이 웅성거립니다.
[카이스트 졸업생]
"R&D 예산 복원하십시오."
한 졸업생이 일어서 고함을 지르자, 졸업 가운을 입은 다른 남성들이 달려듭니다.
위장한 경호원들입니다.
졸업생을 밀어서 넘어뜨린 뒤, 입을 틀어막고 몸을 들어 행사장 밖으로 들어냈습니다.
[카이스트 졸업생]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이게 뭐 하는 짓…"
이 졸업생도 이날 카이스트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R&D 예산 4조 6천억 원이 삭감된 것에 항의하려고, 원래는 피켓만 들려고 했다고 했습니다.
[카이스트 졸업생]
"피켓은 들어 올리자마자 거의 뺏겼고요. 거의 동시에 팔 들리고, 입 막고, 다리 들고 그런 식으로 해서 피켓을 뺏겼으니까 말로라도 한다는 생각으로."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기도 한 졸업생은 이번 시위는 당과 무관하게 졸업생 자격으로 준비했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실은 경호 안전 확보와 행사장 질서를 위한 조치였다고 했습니다.
한 달 전 전주의 행사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강성희/진보당 의원]
"이러시면 안 됩니다. 대통령님, 국정 기조를 바꾸셔야 됩니다."
윤 대통령과 악수를 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목소리를 높이자 곧바로 경호원들이 에워싸고, 입을 막고 끌어냅니다.
윤 대통령은 돌아보지 않습니다.
대통령실은 경호상 위해를 가할만한 상황으로 판단했다고 했습니다.
[홍희진/진보당 대변인 (2월 16일)]
"국회의원을 끌어내더니 이제는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졸업생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에게 반대 의견을 가진 모든 국민을 끌어내 버려도 되는 사람 취급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개혁법 연설을 하고 있을 때, 한국계 청년이 불쑥 구호를 외치며 끼어들었습니다.
[홍 주/샌프란시스코주립대 대학원생]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추방을 멈춰라. 우린 할 수 있다."
경호원이 청년을 퇴장시키려 다가가자 오바마 대통령은 오히려 경호원을 제지했습니다.
[버락 오바마/당시 미국 대통령]
"아니오, 아니오, 그냥 여기 있게 해줍시다. 가족을 걱정하는 저 청년의 열정을 존중합니다."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대통령은 듣기 싫은 얘기도 들어야 하는 자리예요. 바람직한 대통령이라면 바람직한 지도자라면 내가 무엇을 바꿔야 할지 되물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입을 틀어막고 끌고 가버렸잖아요. 이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대한민국이 얼마나 형편없는 독재 국가인가를 만방에 보여준 거예요."
소통하지 않는 대통령.
출근길 기자들의 질문을 받던 도어스테핑은 중단한지 오래됐습니다.
소통하겠다며 KBS와 한 신년 대담은, 일방적 홍보 프로그램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야당 대표와는 취임하고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저는 무슨 영수 회담이라고 하는 거는 우리 사회에서 이제 없어진 지 꽤 됩니다. <그런 용어도 이제 요즘은 안 씁니다.>"
지금 우리 정치는 어떤 모습일까요?
국회 보좌관들은 당이 다르면 밥도 같이 안 먹는다고 합니다.
[이지백/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실 보좌관]
"상대 당 보좌진과 예를 들어 하다 못해 대화한다든가 밥을 같이 먹는다든가 이런 부분들이 전혀 없는 거예요. 현재로서는."
[김성훈/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실 보좌관]
"여당(보좌관)이 야당으로 옮기고 야당이 여당으로 옮기기도 했는데 이제는 정치 이념이 극단화되다 보니까 그런 케이스가 거의 없어졌어요."
국회가 늘 이랬던 걸까요?
각종 현안으로 여야가 대립하던 2010년.
김무성·박지원 여야 신임 원내대표는 그래도 만났습니다.
[김무성/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물밑 대화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야당은 반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당은 야당 원내대표의 체면을 살려줘야 합니다. 그리고 야당이 겉으로 공개적으로는 여당한테 져주는, 여당이 야당한테 져주는 모습을 보여야 정치가 활성화되는 겁니다."
[박지원/전 민주당 원내대표]
"정부 여당은 야당의 비판과 반대를 정치적으로 정책적으로 잘 활용해야 돼요. 야당의 반대를, 언론의 비판을 무조건 적대시하지 마라. 그래도 대화하다 보면 똑같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함께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이루어낼 수 있다."
◀ 이휘준 ▶
여당은 원래 겉으론 저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전 여당 대표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정말 정치가 바뀌어야 할 것 같은데요.
◀ 임상재 ▶
우리 사회에 이렇게 혐오 표현이 넘쳐나는 것도 결국은 정치인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거니까요.
◀ 이휘준 ▶
왜 이렇게까지 된 걸까요?
◀ 임상재 ▶
문제의 원인이 많습니다.
경제적 양극화, 미디어 환경과 언론, 선거제도 이런 것들이 다 문제겠죠.
그런데 결국 이걸 바꿀 수 있는 건 유권자들일 겁니다.
◀ VCR ▶
서울 강동구의 한 모텔.
이 모텔은 작년 말 한 여행 플랫폼에 이런 공지를 올렸습니다.
"공산독재사회주의좌파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출입 금지!"
중국인이나 전라도민도 이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명백한 혐오 표현입니다.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지역 차별이 있으면 어떤 지역 사람들은 통째로 지역 차별 피해자가 돼버리는 거잖아요. 혐오라는 아주 나쁜 풍토가 자리 잡고 있는 한 언제나 누구나 다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위험한 겁니다."
혐오는 왜 위험한 걸까요?
미국의 최대 반인종주의단체는 혐오를 5단계로 분류했습니다.
어느 사회든 늘 편견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편견이 밖으로 드러나면 혐오표현이 됩니다.
실제 불이익으로 이어지면 차별이 됩니다.
공격으로 이어지면 증오범죄가 됩니다.
이재명 대표와 배현진 의원 피습 사건.
우리나라는 이미 증오범죄 수준까지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 집단학살입니다.
[홍성수/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히틀러의 혐오 정치가 시작이 된 다음에 사실 홀로코스트까지 이어지는 기간은 10년도 채 안 됐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 아직은 그렇게까지 위험한 상황은 아니야, 특히 한국은 그 정도는 아니잖아'라고 안심하고 있을 때는 아니라는 거죠. 어떤 특정한 계기가 주어지고 우연적인 계기가 또 주어지고 또 그런 혐오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능수능란한 그런 정치 기술을 가진 정치인이 등장하게 되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 혐오라고 하는 게 극단적인 폭력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도 이미 그런 역사를 경험했습니다.
이념 갈등이 극에 치달았던 해방 직후, 정치지도자들에 대한 테러가 이어졌고, 곧바로 전쟁과 학살이 자행됐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민주주의는 크게 후퇴했습니다.
대표적 민주주의 척도로 사용되는 스웨덴 브이뎀 지수를 보면, 1년 새 순위가 11단계나 떨어졌습니다.
특히 토론하고 논의하는 숙의민주주의 순위가 45위로 한꺼번에 31단계 급락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케냐보다 낮습니다.
[채진원/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아무래도 정치권의 극단적인 대결 정치, 혐오 정치, 증오 정치가 낳은 어떤 결과물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서로 항상 대결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숙의민주주의 지수를 하락시키는 쪽으로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협치와 타협을 어렵게 만드는 선거제도나 대통령제는 이런 갈등을 더 부추깁니다.
[김윤태/고려대 공공사회학부 교수]
"소선거구제에서는 투표율이 한 60%도 안 되기 때문에 한 2~30%만 지지를 받으면 당선이 되기 때문에 소수의 지지층을 겨냥해서 혐오나 증오 발언으로 인기를 얻으려고 한다면 사실은 그거는 민주주의라기보다는 상당한 포퓰리즘이나 선동 정치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
그러나 이런 제도를 바꾸는 것 역시, 유권자의 몫입니다.
[홍성수/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그런 혐오 선동을 하는 정치인에게 표를 주지 않는 것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혐오 정치가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거죠. 혐오 정치는 사회의 진짜 문제가 아니라 어떤 가상의 적을 만들어서 희생양을 만들고 그들을 공격하라고 주문하는 거죠. 그럼 우리는 이렇게 거꾸로 질문을 던져야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진짜 문제가 무엇인가? 또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계속 질문을 던져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이휘준 ▶
우리 사회의 혐오가 이미 증오 범죄라는 위험한 단계까지 와있다는 건 충격적입니다.
정치가 문제라면, 정치를 바꾸는 건 유권자들의 힘일 겁니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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